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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영 기자의 암투병 극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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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국지
댓글 0건 조회 4,678회 작성일 15-02-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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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지>와의 만남이 암극복의 원천
[이하영 기자의 암투병 극복기]
이하영 기자  ㅣ  serber11@hanmail.net


2010년 3월2일 기자는 부천순천향병원에서 편도암 4기 판정을 받았습니다. 2014년 12월 18일 서울 순천향에서 “선생님께서는 더 오시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5년이 되려거든 3개월여가 더 남았는데 의외였습니다. 

5년여동안 나를 간호한 사람도 울었고, 저도 울었습니다. 암은 천형이라고 했습니다. 4기라고 했지만 사실은 말기라고 했습니다. 저는 살았습니다. 

암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는 모금이 문제라는 태클을 거는 와중속에서 시대일보 박재근 기자의 동료애(모금활동)와 수많은 공직자들의 성금이 큰 기둥이었습니다. 지방선거가 한창일 때 정치광고는 합법임에도 대부분의 아는 사람이 외면할 때 신경을 써준 한기천 의원님도 손에 꼽히는 고마운 분입니다. 암은 돈이 없으면 죽는, 자본주의 병이기도 합니다. 암 투병을 하면 생산활동을 할 수가 없지만 더 많은 치료비를 요구합니다. 불행히도 한국의 치료시설은 돈  되는 치료의 경우 보험이 되지를 않습니다. 암은 몸도 갉아먹지만 가정도 파탄에 이르게 합니다. 

암을 극복하는 일은 무엇보다도 살겠다는 의지와 가족애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저더러 살려면 산 속이나 바다로 갈 것을 권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살겠다고 산으로 들어간다면 가족은 누가 지킬 것입니까. 저는 일하면서 죽을 각오를 했고 실천했습니다. 다행히도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 

암을 극복하는 일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비운다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아니 불가능합니다. 저는 차라리 채우기로 했습니다. 잊어진 과거의 기억의 장소를 순회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빈 여백의 사라진 기억들이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섰습니다. 그 기억의 모퉁이에서 시간의 윤회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살아야 더 비우며 더욱 채운다는 것도. 

가장 중요한 일은 힐링입니다. 1주일 한 번 저는 하고 싶은 일을 했습니다. 좋은 부천이라는 곳의 ‘싫은 모습’들을 지우는 장소를 찾았습니다. 지난 5년여 암 극복의 가장 손꼽는 내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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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국지를 처음 찾았을 때가 암투병 초기였다. 2010년 그해 늦가을 나는 27키로 정도가 빠진 몸뚱이리가 안주할 곳을 찾았다. 당시 자주 가던 영종도 만정지가 문을 닫아 오갈 때가 없었던 처지였다. 과거 다녔던 남양만 노진리는 그 황량함이 싫었다. 그리고 암투병 중 나를 배반한, 투병 중 마음에서 죽여버린 사람이 소개한 곳이었기에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안국지다.

안국지는 당진의 수당리에 위치해있다. 수당리는 참나무가 많아 숯을 굽는 마을이라고 불렀다. 숯은 음이온과 흡착성, 주위 환경의 자장을 강하게 하는 성질이 있다. 지금은 숯을 굽지 않지만 숯의 특성상 아직도 땅속에서 수백년을 버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선 매력적인 곳이었다.

안국지가 위치한 곳은 은봉산(銀峰山) 자락이다. 은봉산자락 안국지 저수지 아래에는 보물100호와 101호가 있는 안국사지다. 은봉산의 내력은 봉황이 숨어 든 산이라거나 봉황이 숨어 있는 형상과 닮았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옛날 조선조에는 숨을 은(隱)자에 봉새 봉(鳳)자로 隱鳳山 (봉황이 숨어있는 산)으로 불러 왔다는 설이 있다. 또 중간에 銀峰山으로 잘못 전해져 온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불과 305미터의 낮은 산이란 점도 매력이었다.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산이 눈 덮인 에베레스트 보다 더 진실한 산이라고 여겼다. 산은 누구나 올라야 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나는 안국지에 와 지형을 보고 한 눈에 반했다. 비록 75년 축조된 저수지이지만, ‘봉황이 숨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영천(靈泉)일 것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사는 곳이 아니라 숨어 있기에 더욱 그랬다.

밤낚시를 하면서, 새벽 별을 보면서 나는 만나지 못한 봉황을 기다린다. 그런데 봉황은 이미 내 안에 와 계셨다. 손에 쥐고도, 못 찾는 인간의 어리석음도 나 였다. 나는 그곳에서 생명의 순치를 배웠다. 근원으로의 회귀였다. 나는 그곳에서 낚시를 하다가 죽는 꿈을 수 없이 꿨다. 그곳의 정 사장에게 "가끔 둘러보고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이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는 매번 그곳에서 자고, 일어났고, 그리고 지금껏 살아 매 일요일이면 다시 그곳에 갈 희망을 가진다.

봉황은 대나무 열매를 먹고 영천의 물을 마신다 했다. 공교롭게도 은봉산 초입에는 대나무 숲도 있지 않은가. 특히 안국지는 부천에서 불과 1시간 반 정도 거리이면서 밤에 반딧불이가 날아다닌다. 쏟아지는 별무리 아래에서 노니는 반딧불과 나의 앙상블을 통해 나는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한다.

안국지의 유적 역시도 매력 덩어리 였다. 은봉산은 안국사지를 둥글게 애워 싼 형세다. 안국시지의 석조여래 불상의 발가락을 보면 잔뜩 움켜 쥔 형상이다. 나는 이를 은봉산의 형세와 연관 지었다. 여래님도 웅크린 산의 지세가 바로 매력이었다.

특히 안국지(은봉산)에서 바라본 동쪽은 당진이 있는데 놀라운 것은 은봉산 자락 계곡 7군데에서 물이 내려온다는 것이다. 즉 서에서 동으로 물이 흐르는 역류의 지세다. 나는 순류를 통한 나의 몸의 회복보다는 역류를 생각했다. 청계천의 물의 역류가 바로 서울에 도읍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나는 그 후 매주 안국지로 온다. 와서 낚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안국지의 모든 것을 탐닉한다. 그리고 안국지에서 샘솟는 물을 마시고, 안국지의 동쪽 방면의 ‘해 뜨는 동산(내가 지었다)’에 있는 가장 큰 벚나무 아래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한다. 땅에서 솟는 기(氣)를 마음껏 취한다.

물론 이곳에는 부천에 있는 것도 있다. 파충류다. 종류도 다양해 꽃뱀, 물뱀, 살모사 없는 종이 없다. 지천이 뱀이다. 숲길을 걷을 때도 조심을 해야 한다. 그것조차도 산교육이다. 뱀을 보면 노려보는 버릇도 생겼다. 뱀은 노려보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도. 나는 한가롭게 안국지를 오는 것이 아니다. 말기 암환자로서, 암으로부터 해방의 그날까지 살기 위한 일이다. 그리고 실제 나는 6개월이 아니라 4년을 더 살고 이제 암으로부터 사면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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